평화 평화로다.
소국화편지 -12월
지난 11월 14일 오전 9시 40분에 스당이 하나님 품으로 갔습니다.
저는 선교지에서 형제를 떠나보낸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많이 울었고, 아내는 몇일 밤을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스당이 수호와 로앗을 수레에 태워 끌어주고 아이들과 돼지 사료를 주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살려달라고 기도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와 이삭공동체가 로앗과 엄노의 아빠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하늘의 소망을 간직하며 스당을 보냅니다.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데서 맑은 가락이 울려나네
하늘 곡조가 언제나 흘러나와
내 영혼을 고이싸네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그 사랑의 물결이 영원토록
내 영혼을 덮으소서
-발인예배 때 불렀던 찬양입니다. 저는 이제 이 찬양이 불릴 때마다 스당을 기억 할것 같습니다.
기도해주세요.
가끔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때..기도해주시는 분들을 생각합니다.
1. 이 땅에 남겨진 스당 가족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스당 아내인 짠니는 공동체 내에서 봉제 파트를 책임맡고 있습니다. 꿈과 미래학교 교복은 짠니가 다 만들었습니다. 로앗은 초등학교 4학년이고, 엄노는 유치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2. 저희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여러 상황과 사람을 통해서 여러 경로로 하나님께서 저희 가정에게 캄보디아 땅에서 더욱 뿌리를 내리고 그리스도인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저희가 강건하게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사역을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써.... 캄보디아를 사랑하고 이삭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면서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3. 이삭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각 파트가 다들 바쁘고 필요가 있지만 특별히 이삭 미트와 농장을 위해서 더 많이 기도해 주세요. (이삭미트는 타케오에 매장을 내려고 생각합니다. 농장은 하우스를 한동 더지어서 현지 시장에도 야채를 팔려고 준비합니다.)
4. 저희 가정의 필요한 재정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하나님께서 충분히 채워주십니다. 부족한 부분을 하나님이 채워 주시기를 기도해주세요.

소국화 생각..
제가 길거리 전도자였을 때, 저는 복음을 전하는 것은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혈기왕성했었던, 한때의 꿈이 순교자였습니다. 복음을 전하다가 돌에 맞아서 죽는 것이 젊은 시절 꿈이였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복음을 설명하고 이야기하고 가르치고 배우는 행위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교지에 있으면서 여러 생각을 많이하고 “보는 것”도 많습니다. 또 무엇보다 현지 친구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더 확실해지는 마음은 .. 이곳에서 삶을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더욱 많이 하게 됩니다.
이삭 공동체는 많은 일들을 합니다. 학교, 양계,양돈, 농장, 미트, 적정기술,교회 목공, 건축, 가내수공업 등등 먹고 살기위한 일에서부터 사역과 관련된 부분까지 의미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다하는 것도 아니고 대표 선교사님이 계시고 현지 친구들이 대부분의 일을 다합니다. 저는 고작 훈수를 두거나 돕는 역할 정도와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새로운 일을 찾아서 만들어가야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요즘, 또 이런 보이는 일보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한 고민을 더욱 많이 하게 됩니다. 우리가 어떻게 사는가? 하는 것은 어떤 일을 하는가?와는 또 다릅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지를 고민하다가, 양계도 하고 목공도하고 학교도 하고 이삭미트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결과를 뿐입니다.
이삭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보여지는 것을 보고 그것을 배우려고 할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러나 왜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는지? 그것이 궁금해야 진정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복음을 말로 전하는 것 중요합니다. 또 어떤 사역을 하는가? 어떤 일을 하는가? 그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내가 어떤 정체성으로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국화는(수호지호를포함해서) 선교사로 이곳에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선교사로 이 땅에서 어떤 정체성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죽을 때까지 간직해야하는 질문 일겁니다. 그런데
사실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며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자기죽음” 내지는 “내려놓음”이라고 표현된 나 자신을 버리고 자기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쫓을 수 있는 믿음의 행동이 나와 지혜에게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복음이 간단한 것처럼 복음의 행위도 매우 간단합니다. 예수님의 그러셨던 것처럼 "자기비움"의 삶을.. 그렇게 살아가면 됩니다. 그러나 이것이 어렵습니다. 상황과 환경 내가족과 내면 깊은 곳에 존재하는 오래된 자아가 핑계하게하고 그것을 어렵게합니다.
그래서 저희에게 결단과 고백이 필요하고 성령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선교지는 더욱 그런것 같습니다.
겸손히 주님 앞에 나아갑니다. 주님 거창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보내신 이 땅에서 손해 보면서 살겠습니다. 주님이 제 곁에 보내주신 소중한 한사람 한사람을 주님을 대하듯 조건없이 사랑하겠습니다.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 아니라 로앗과 엄노를 진짜 우리의 아들처럼 세우는 일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