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국화 10월
소국화는 저희가 결혼 할 때 지은 저희 가정의 이름이었습니다. 국화는 정직과 성실을 뜻합니다. 그리고 국화 앞에 "소"는 소박한 삶을 살자는 저희 두 사람의 고백이었습니다.

어떤, 시작이었을까?
“요즘은 우리 이삭친구들이 생산한 고기와 야채 계란을 팔기 위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합니다.” .. 라는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친구 한 녀석이 “아이다, 니는 원래 캄보디아 처음 갔을 때부터 맨날 그 이야기 자주 했는데.”라고 하드라고요.
네, 또 야채를 팝니다. 계란을 팔고요, 이제 고기도 직접 팝니다. 9월에 돼지를 9마리 잡았습니다. 야채를 90Kg을 팔았습니다. 계란을 2500알을 팔았습니다. 우리 이삭친구들이 열심히 키우고 생산한 농산물을 열심히 팔고 있습니다.
이게 제 일이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것 같습니다.

이삭농장 파트에 딸린 식구가 많습니다. 돼지를 키우는 사락전도사, 사락전도사는 아이가 3명입니다. 아들 둘에 딸하나입니다. 주일엔 이삭교회에서 설교를 하고 주중엔 돼지를 키웁니다.
그리고 이삭에서 키운 돼지를 잡고, 가공하는 이삭미트에서는 쏙팟과 짠 그리고 써이가 일을 합니다. 짠과 쏙팟은 둘다 가정이 있습니다. 써이는 새로들어온 신입입니다. 짠은 신장이 안좋아서 몸이 조금 빨리 피로해집니다. 팀장인 쏙팟은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결혼을 했는데, 아내는 한국에 노동자로 나가있습니다. 쏙팟의 아내는 쏙팟보다 10배가까운 돈을 한국에서 벌고있습니다. 속팟은 이삭공동체에서 사는 것을 즐거워하지만 집안에서 돈벌로 한국에 가라고 성화입니다. 때문에 3개월전에는 이삭공동체를 나가려고 리도쉽과 대화한 적이 있습니다.(쏙팟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그리고 이삭농장 야채파트엔 쏙짠과 마까라 그리고 쏙짠의 동생이 하우스에서 야채를 키웁니다. 쏙짠은 아들이 한명 있고, 마까라는 두명의 아이가 있습니다. 또 양계파트에선 후이와 디에이잉이 일합니다. 디에잉은 싱글인데, 요즘 저에게 드럼을 배우고 있습니다. 후이는 딸 둘에 아들 하나인 다둥이 아빠입니다.
이삭농장에 23명의 어른과 아이들이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이루면서 살아간다는게, 보통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저희 가정은 한국에서 있을 때 7년,8년을 공동체에서 살았습니다. 한국에 왠만한 공동체들은 다 방문해 보았고, 리서치와 인터뷰도 많이 해 봤습니다. 또 공동체로 살면서 도시의 공동체도 경험했었고, 재세례파 공동체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후트라이트나 아미쉬도 방문 해봤습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공동체로 산다는 것,,, 래디컬한 공동체로 함께 신앙을 지키면서 먹고사는 것을 같이 해결하고 삶을 나누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로 안 쉬운, 너무도 어려운 삶입니다. 헌신과 자기죽음과 내려놓음이 없이는 불가능한 삶입니다.
그러나 반면 공동체로 산다는 것은 풍성한 삶을 누리고 함께 신앙을 지키고, 가시적인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정말로 좋은 삶의 방식인 것은 사실입니다.
공동체로 산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닌 것도 확실하고, 건전하고 좋은 공동체를 세운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공동체에 하나님 나라가 있고, 환희가 있습니다. 세상에 균형을 잡을 비밀이 숨겨져있습니다. 복음의 전수가 일어납니다. 삶의 풍성함을 경험 합니다.

현대 선교를 생각했을 때, 과연 세상과 대항하여 기독교가 승리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하는 고민을 합니다. 세상이, 돈이 얼마나 강력한지요, 기독교가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요? 지금의 선교의 연약함을 봅니다. 무너지고 있는 서구와 한국교회들을 목도합니다. 선교 현장에서 선교가 어려움을 격고, 기독교가 욕먹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경험합니다. 지속가능하지 않는 기독교와 대면 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하나님이 한국교회와 세계선교를 회복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이삭공동체는 98명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살아가는 생활 공동체입니다. 두 개의교회가 있고, 공동체 본진에는 농장과 학교가 있습니다. 한 마을에서 함께 먹고,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기도하고 노동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저 같은 무지랭이보다 휠씬 훌륭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진심으로 이삭공동체에서 살아가는 그들을 존경합니다.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자크엘뤼에 말을 받아드려, 저희 소국화는 이삭 공동체를 함께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을, 한 공동체를 세워나가는 일이 저희 일이라 믿고, 오늘도 고기와 야채를 팝니다.

기도해주세요.
1.저희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저희 가정에 세 아들이 영적으로 건강하게 캄보디아에서 잘 자라도록 기도해주세요. 아내와 제가 균형잡힌 성장을 계속하도록 기도해주세요.
2.저희에게 차량이 필요합니다, 기도해주세요.
3.이삭미트 쏙팟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속팟이 3개월전에 한국에 일하러 가야된다고 공동체에서 나가려고 한적이 있습니다. 그때 속팟에게 아무도 설득하지 않았고, 그저 찾아가서 대화하고 위로하고 눈물흘려 주었습니다. 지금은 스스로 마음을 잡고 있지만 상황이 어렵습니다. 속팟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아래는 요즘 제가 이삭미트를 팔고 있는 소회 입니다.^^

금요일이면 저는 프놈펜으로 배달을 갑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야채를 따고, 고기를 정리하고 택배를 싸서 배달을 갑니다. 오전엔 배달을 하고 배달 후 오후에는 야채 고기를 주문한 고객들이 60여명이 한 공간으로 고기와 야채를 픽업하러 옵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시 타케오 집에 돌아오면 밤 10시가 훌쩍넘습니다. 이 일을 아들 수호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수호를 데리고 금요일을 보냈습니다. 수호는 학교를 땡땡이 칠 수 있다는 소식에 즐거워했습니다.
이동하는 차에서 수호에게 우리가 왜 캄보디아에서 살고, 왜 우리는 시골 이삭공동체 옆에서 사는지 설명해주었습니다. 또 아빠는 선교산데 왜 야채와 고기를 파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수호에게...“수호야, 아빠엄마는 수호가 아빠엄마의 삶을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우리는 풍성하게 캄보디아에서 살자..” 했습니다. 그랬더니, 수호가"나는 원래부터 다 아는데.."라고 했습니다.
수호가 우리의 삶을 말안해도 이해해주듯, 저희 후원자들도 저희의 삶을 이해해주기를 바랍니다. 저희의 삶이 캄보디아의 한 사람 한사람을 세우고, 공동체를 세우는 일인 것을 결국엔 복음을 지키고 복음을 살아내는 것임을 알아 주시기를,
이삭미트는 위기를 만났습니다. 그러나 그 위기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고기를 납품하던 업체에서 문을 닫는다고 했을 때,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고민하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길을 열어주세요~~저희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야채를 팔던 카톡으로 프놈펜에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원래 납품하던 업체 마트에서 팔아도 2주만에 겨우 팔던 고기를 저희가 직접 카톡으로 팔기 시작한 다음 일주일만에 팔았습니다.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여전히 장소며, 인력이며, 남는 재고와 배달문제 등 걱정이 많습니다. 그러나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비즈니스를 위해서 투자도 받고, 모금도 해서 좀 제대로 비즈니스를 해볼 요량입니다. 이삭 공동체가 지속가능하도록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