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국화 생각
수호를 캄보디아 시골에서 현지학교를 보내고 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사모님이 대단하네요.”라고 말합니다. 물론 아내는 꿈과 미래학교에 보내기까지 많은 시간과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운영하는 학교이니깐 좋은 교사가 있고, 공동체가 있고 우리가 함께 하기 때문에 아내는 시골의 현지 학교인 꿈과 미래학교에 수호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수호는 언어가 아직은 안 통하고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나, 행복하게 잘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제가 “내려놓은 마음”은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
아내가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자녀들을 국제학교나 현지인들과는 다르게 교육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교하는 마음을 내려놓은 것이라면 제가 내려놓은 마음은 아내와 반대편에 있는 마음입니다. 저는 수호를 학교 자체를 보내기 싫었습니다. 글을 최대한 늦게 가르치고 싶었고, 그냥 초등학교 정도까지는 어디서든 놀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굳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교실에서 아침부터 오후까지 앉아서 공부하는 것을 전혀 바라지 않았습니다. 중학교 쯤되면 민들레 공동체 학교처럼 몸을 쓰고 마음을 다지는 학교가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민들레학교 졸업생 제자들을 보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에너지를 느낍니다. 현재 일반교육을 받지 못해서 어려움을 격고 있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민들레학교 졸업생들은 대부분 스스로 자립하고 자기완성이 되어있는 튼튼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로 자라있습니다. 수호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런 교육을 수호지호에게 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공교육도 아닌 캄보디아의 정규 교과 과정을 수호가 들어갔습니다. 캄보디아의 교과서로 수업을 듣습니다. 물론 이삭에 세운 꿈과 미래학교에 다닙니다. 교육의 방법이 다르고 철학이 다릅니다. 또 공동체가 있고 준비된 교사들이 있습니다. 학교에는 수호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저는 수호가 다니는 학교를 함께 세워가고 있습니다. 학교 운영에 참여합니다. 교육도 하고 실제로 수호 반에 들어가서 수업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가 생각했던 교육을 포기했습니다.
어제 아침 아내가 미술 수업하고 나오는데, 복도에서 수호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수호가 힘이 없이 집에 가고싶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제가 물었습니다. “오전에 왜 힘이 없었어?” 그런데 수호는 말해 주지 않았습니다. 저는더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도 더 이상 묻지 말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내는 신경이 쓰이겠지만 기도하면서 수호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에 더욱 최선을 다하자고 했습니다. 수호가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소국화 가정은, 식구 중 누구에게 소명이 임해서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게 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단순하게 남편이자 아빠인 저에게 하나님의 부르심이 임해서 이곳에 와있는 것일까? 아니면 아내에게? 아니면 둘다에게? 저는 온 가족을 하나님이 부르셨다고 믿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믿습니다. 그래서 소국화는 저와 아내 뿐 아니라 수호지호도 캄보디아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나와 아내만이 아니라 수호와 지호에게도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타문화권에서 뿌리를 내릴려면 각자가, 수호도 지호도 그리고 아내도 저도 넘어가야하는 산이 있을 것이고, 내려놓음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아이들에게 너무한 일이라고 주위에서 조언을 많이 합니다. 아이는 부르심을 받지 않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강압적인 부르심으로 힘들었던 많은 예들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또 사역은 잘했지만 가족은, 아이들은 힘들었던 사례들을 소개해 줍니다. 가정을 지키고 아이들을 더욱 지키라는 조언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가정을 지키는 문제와 부르심에 순종하는 문제가 반대되는 이야기 입니까? 순종을 하면 가정에 문제가 생기고 일부 순종하면 가정을 평안하게 지킬 수 있는 것입니까? 가정을 먼저 생각해야하고 가정의 모든 편의를 다 이루고 나서 순종을 해야문제가 안생기는 것입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역에만 집중했던 선배 선교사들 중에서 가정의 어려움을 격은 사례들도 알고 있고, 타문화권에서 선교사 자녀들이 마음의 문제가 생긴 경우도 많이 봐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꼭 부르심과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 또한 압니다. 하나님이 부르신 부르심만 확실하다면 오히려 온 가정이 그 부르심에 순종한다면 진정한 기쁨과 풍성함이 찾아온다고 믿습니다. 특별히 자녀들은 부모가 어떠한가, 어떤 태도로 교육하는가?에 따라서 잘 자라는 것이지 편의나 풍요가 아이를 잘 자라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국화는 하나님이 보내신 이땅에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만들고 열매를 맺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로마서 11장 16절 “뿌리가 거룩하다면, 가지 역시 거룩합니다.” 먼저 해야하는 것은 뿌리를 내리는 것입니다.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이제 우리가 떠나온 한국은 잊고 이 문화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적응하는 것이고, 하나님이 보내신 이 상황을 겸손하게 받아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선교는 무엇일까? 감히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저희 가정에 하나님의 선교는 선명해 집니다. 하나님께서 두신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아직 저희는 큰열매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요즘 기도해주시는 분께 이런 이야기를 올리는 이유는 잘은 모르지만,.. 저희가 살아가야하는 삶의 방향이나 선교의 방식이 잡혀가고..하나님께서 저희에게 평안을 주시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저희 가정을 위해서 진심으로 기도해주세요.

기도해 주세요.
1. 소국화가 캄보디아 땅에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이루어 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2.이삭 비즈니스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현재 제가 이삭의 모든 비즈니스의 재정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어렵기만한 비즈니스에 길이 열리도록 기도해주세요. 공동체에서 먹고 사는 문제는 너무 중요합니다. 올해에는 제대로된 공동체 비즈니스가 일어나서 공동체의 재정의 한 부분을 담당해주면 좋겠습니다.
3. 꿈과 미래학교가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아직 서툴고 부족하지만 아이들의 웃음에서 희망을 봅니다. 꿈과 미래학교를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4.저희 가정의 필요한 재정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